SJ투자파트너스가 750억원의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 실탄을 집행하는 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결성한 지 9개월이 지난 현재 여세를 몰아 내년까지 펀드 재원을 조기 소진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3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SJ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의 소진율이 최근 48%에 도달했다. 약정총액 750억원 가운데 36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출범한 지 9개월여 만에 결성액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을 스타트업 지원에 썼다.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는 작년 10월 말에 만들어졌다. 정책성 자금인 모태펀드, 민간 재원인 성장금융 은행권일자리펀드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덕분에 200억원씩 확보했다. 농협은행,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금융사도 자금을 약정했다.

우미산업개발, 비보존, 덕우전자 등도 실탄을 보탰다. 서울시 재도전지원펀드 15억원을 투입하면서 출자자로 나섰다. GP인 SJ투자파트너스는 55억원을 부담했다.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는 당초 700억원으로 출범했다. 이후 세컨클로징(2차 결성)을 통해 우리은행을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끌어들이며 750억원으로 운용하게 됐다.

윤강훈 대표가 조합 운영의 총대를 메고 있다. 윤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장기신용은행, 키움증권 등에서 근무한 금융인이다. 남광토건 전무를 역임한 뒤 2010년 SJ투자파트너스의 초대 수장으로 발탁됐다. 차민석 부사장과 옥진우 상무는 핵심 운용 인력으로 참여 중이다.

SJ투자파트너스는 신속하게 투자하는 기조를 설정했다. 펀드 존속 기간이 8년으로 한정적인 만큼, 출자 재원을 빨리 소진해 회수 기간의 여유를 갖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합의 주목적 투자 대상이 초기기업을 겨냥하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갖고 사후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

지금까지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 포트폴리오에 담긴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부품·장비, 모바일 플랫폼 등 다양한 투자 테마를 아우른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엠피닉스 △큐리오시스 △부동산플래닛 등이 대표적인 피투자기업이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에는 30억원을 투자하면서 사세 확장에 마중물을 부었다. 2차 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을 코팅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10억원을 집행한 큐리오시스는 세포를 분석하는 장비, 암 진단 기기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보통주를 사들여 2.7%의 지분을 확보한 엠피닉스 지원 건도 돋보인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의 확산에 발맞춰 광 송수신기를 제조하는 데 특화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시드 라운드에서 10억원을 지원한 부동산플래닛도 눈여겨볼 회사다. 건축물의 실거래가 조회, 매물 검색 등의 기능을 탑재하면서 이용자들의 플랫폼 유입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SJ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다음달 75억원 규모의 캐피탈콜(출자금 납입 요청)을 진행하면 올해 안에 약정총액 대비 60% 수준까지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제2호를 조기 소진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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